머신러닝 플랫폼을 만드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슈퍼브에이아이. 이 기업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단 두 명입니다. 지은님은 그중 한 명이면서, 아주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계신데요. 바로 슈퍼브에이아이의 사무실 공간 인테리어를 직접 맡았다는 점입니다.
“지금 슈퍼브에이아이 서울 사무실은 2019년 8월 말에 이사 온 공간이에요. 몇 달 동안 대표 현수님과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지원님과 함께 업무 공간에 대한 컨셉, 무드 기획, 공간 분할, 가구 배치와 선택 등 전반적인 인테리어에 참여했어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회사 인테리어까지 참여하다니, 보기 힘든 일인데요. 지은님이 어떤 이력을 갖고 있는 분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의프로덕트 디자이너가 하는 일은
지은님이 맡고 있는 업무는 바로 슈퍼브에이아이의 머신러닝 데이터 플랫폼인 슈퍼브에이아이 스위트(Superb AI Suite)를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스위트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다루는 생산성 도구이자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지은님은 사용자들이 웹에서 머신러닝 데이터를 손쉽게 구축하고, 관리하며 분석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프로덕트 디자인을 맡고 있습니다.
프로덕트의 전반적인 기획, UI/UX 설계, GUI 디자인까지 담당하고 있는 지은님이 가장 신경 쓰는 요소는 역시 ‘사용자 경험’입니다.
“유저의 관점에서 어렵거나 번거롭다고 느끼지 않고,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고심해서 디자인하고 있어요.”
슈퍼브에이아이의 디자인팀은 R&D팀에 속해있습니다. 개발 스프린트는 2주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디자인 업무 또한 2주 단위로 작업하죠.
지은님이 설명한, 대략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이렇습니다. 먼저, 제품이나 사용성 측면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능을 제안합니다. 제안한 기능들의 우선순위를 R&D 팀과 함께 결정한 후에, 기능에 대한 기획이 이루어지죠.
“기획이 끝난 이후에 디자인팀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시작하는데, 보통 UX리서치, 워크플로우 설계, 와이어프레임, GUI, 프로토타이핑 순으로 디자인이 이루어집니다. 디자인을 진행하면서도 개발팀과 소통하며 프로덕트를 완성합니다. 배포 이후에는 리뷰 및 유저테스트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해요.”
같은 디자이너라도 기획, UX, UI, GUI 등 전문 영역이 세분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디자인을 꾸려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은데요. 슈퍼브에이아이에선 디자이너도 직접 기획에 참여해 디자인 단계를 거쳐 배포하는 과정까지 경험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설계한 디자인을 사용자로부터 빠르게 피드백을 받아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 개선해나가면서 계속 고쳐나가는 과정을 겪어요.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만들 수 있어요.”
또, 지은님은 “주체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라고 덧붙입니다. 2주 단위 스프린트 내에서도 직접 디자인 플래닝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 탑다운 방식의 디자인 업무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디자인 계획을 세워 일을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사진=슈퍼브에이아이 사무실 전경
문구 등 ‘굿즈’ 만들던 아이돌 팬,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그렇다면 지은님이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뭘까요. 지은님은 학창시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당시 아이돌이었던 신화의 엄청난 팬이었다고 합니다.
“움직이는 웹 배너, 문구 등을 혼자 배워서 만들어내곤 했어요. 제품을 디자인해서 판매를 꾸준히 했던 거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자인 분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됐어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3학년 당시 UX 디자이너로 현업에 계셨던 교수님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품 디자인을 하다 보니, UX/UI 디자인은 산업군 밖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인터랙션 디자인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그때 매력을 느꼈어요. 제가 UX/UI 디자이너로 커리어로 선택한 직접적인 계기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삼성디자인 멤버십에서 2년 동안 다수의 UX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SK telecom 기업문화 부문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아,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다방면으로 표현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지은님은 “이런 다채로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삼성 디자인 멤버십 활동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전문분야를 가진 디자이너들과 모여서 기획 단계부터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경험이 제게 큰 영향을 줬어요. 다른 능력과 개성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모여 협업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정말 즐겁고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는 일이었죠.”
단순히 UX/UI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각 영역의 전문가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지은님은 회상합니다. 개발팀과의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죠. 더불어 프로젝트 진행의 스케줄링이나 플래닝에 대한 노하우도 얻었습니다.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고, 직접 업무 계획을 구성해야 하는 슈퍼브에이아이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당시에 쌓았던 셈이네요.
슈퍼브에이아이의 아이덴티티, 인테리어에 녹이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직접 인테리어에 참여한 사무실의 모습이 궁금했는데요.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인더스트리얼적인 무드를 바탕으로 슈퍼브에이아이의 컬러를 곳곳에 배치한 공간이었습니다. 플랜테리어를 통해 다소 삭막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었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었던 점은 슈퍼브에이아이의 인테리어에는 이 회사의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입니다. 회사 구성원들의 특성을 공간에 담으려고 노력한 덕분이죠. 그중 하나가 바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저희 회사는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는 게 특징이에요.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라운지형 오픈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모여서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계단형 아고라, 벤치형 소파가 있는 큐브 공간, 그리고 회의실과 개인 업무공간을 구성했죠. 서로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보드를 곳곳에 넣어두기도 했고요.”
사진=벤치형 소파가 있는, 슈퍼브에이아이의 큐브 공간
사진=슈퍼브에이아이의 라운지와 업무 공간
라운지부터 개인 업무 공간까지, 한눈에 보이도록 오픈되어 있는 전경만 봐도 서로 간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슈퍼브에이아이의 조직문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실제로도 서로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나눈다고 합니다. “디자인팀만 봐도, 분위기는 굉장히 유쾌한 편이에요. 서로 장난도 많고, 스스럼없는 스타일이라 대화가 끊이질 않거든요! 덕분에 의견 공유도 잘 되죠.”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일이 많은 만큼 지은님은 디자이너로서 성장의 기회가 많았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개발팀과 많은 협업이 있어, 코드를 통해 UI의 구성 원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 점도 성장의 포인트라고요.
“회사 초반 1인 디자이너 시절부터 멤버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저한테 도움이 될 만한 기사나 레퍼런스가 있으면 항상 공유해주고, 서비스 방향성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죠. 인공지능 분야와 머신러닝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걸 많이 느껴요.”
앞으로도 좋은 동료들과 함께 슈퍼브에이아이의 디자인을 더욱더 잘 꾸려나가고 싶다는 지은님. 지은님께 마지막으로, 슈퍼브에이아이를 지켜보고 있는 구직자들에게 남길 한 마디를 부탁드렸습니다.
“저희 서비스의 방향성을 이해해서 디자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에요. 다른 멤버들과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고받고 토론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을 기다립니다!”